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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델〉(Riedel)은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와인글라스 제조업체. 와인에 관한 한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 포도농장 주인들도 〈리델〉 와인잔만은 인정해준다.
 
뉴욕 모던 아트 박물관의 영구전시품이기도 한 〈리델〉의 와인잔은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 평양 만찬장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리델〉은 아주 독특한 회사다. 창사일이 1756년 5월 17일. 그러니까 와인잔만 만든 지 250년이 넘은 셈이다. 리델 가문이 10대째 가족 경영만 고집하고 있다. 현 조지 리델 사장은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아들이나 딸 중 한 명에게 다시 경영권을 물려줄 계획이다. 오스트리아 시골 쿠프스타인에 공장이 있고 직원은 300명. 전세계 60개국에 와인글라스를 수출한다.
 
〈리델〉의 강점은 세계 어느 경쟁자도 흉내내지 못하는 독보적인 제조 노하우에 있다. 리델 패밀리는 250년간 유리 글라스만 만들어왔다. 단 한번도 외부에서 경영진을 영입한 적이 없다. 철저하게 가족끼리 유리제조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리델 왕국을 만들어왔다.
리델 패밀리의 경영철학은 간단하다. 단 1원의 빚도 지지 마라. 마음에 들지 않는 유리잔은 깨라. 외상으로 물건을 주지 마라. 고객의 취향대로 만들어라.
 
체코슬로바키아 보헤미아에서 시작한 리델기업은 히틀러가 제2차대전중 체코를 점령하자, 유리잔을 만들다가 하루아침에 레이더 스크린을 만들도록 지시를 받았다. 이 때문에 제2차대전이 끝나 체코가 공산화되자 당시 월터 리델 사장은 소련 시베리아로 끌려갔고, 그의 아들인 클라우스 리델은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와 오스트리아로 도망쳤다.
 
클라우스는 우여곡절 끝에 오스트리아 쿠프스타인에 다시 공장을 세워 아들 조지 리델과 함께 〈리델〉글라스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리델〉의 성공비결은 피노누나, 카베르네쇼비뇽, 샤도네이, 리스링 등 전세계 모든 와인에 맞는 개별적인 와인잔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각 와인의 색과 향과 맛을 살려 와인 고유의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가령 보르도 포도주를 마실 때는 소믈리에 보르도잔으로 음미하면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조지 리델 사장은 "250년에 걸친 리델 가문의 유리제조 노하우에 최고급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조화시킨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와인 글라스의 모양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달라지는 이유는 쓴맛, 단맛, 신맛을 느끼는 혀의 부위가 각각 다르기 때문. 잔 입구가 큰 와인 잔으로 마시면 고개가 젖혀지면서 포도주와 혀가 닿는 부위가 달라져 맛을 다르게 느낀다.
 
또 와인잔의 몸통이 크고 작음에 따라 포도주의 향기가 아주 다르게 느껴진다.
 
〈리델〉은 이런 맛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도록 공장 입구에는 아예 포도주 시음장까지 갖춰놓았다. 와인을 시음할 때 같은 와인이라도 잔에 따라 맛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는 전문가가 상주해 고객들의 와인테스팅을 도와준다.
 
한 명의 팀장(마스터)과 네 명의 도제가 팀을 이뤄 유리잔을 만드는데, 도제가 마스터가 되기 위한 기간은 평균 15년. 도제들이 만든 유리잔 4개 중 한 개만이 최종검사를 통과할 만큼 엄격한 품질 검사를 한다.
 
물론 모든 리델잔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리델〉은 차별화 전략을 적절히 구사했다. 최고급 브랜드인 소믈리에는 장인손으로 직접 제작하지만 비넘, 우베튀르 같은 하위 브랜드는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
 
〈리델〉이 성공한 것은 유리잔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유리 잔 하나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 덕분에 유리제작 노하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으며, 지금도 보안을 아주 중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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